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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는 1일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과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측은 소비재와 유통, 미디어 등 국내 다양한 산업군 내 빅데이터 활용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이를 토대로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들에 기술 자문도 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정부와 한국전력이 우리나라 1호 전력빅데이터센터를 30일 한전 강남지사에 설치했다. 김시호 한전 국내부사장, 김용래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차상균 서울대 교수(오른쪽 다섯번째부터 왼쪽으로) 등 참석자가 테이프를 커팅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이 우리나라 1호 전력빅데이터센터를 30일 한전 강남지사에 설치했다. 김시호 한전 국내부사장, 김용래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차상균 서울대 교수(오른쪽 다섯번째부터 왼쪽으로) 등 참석자가 테이프를 커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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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지역별 전기요금 납부 분포, 대형 수용가 전기사용량 등 영업비밀로 여겨왔던 전기 판매시장 정보를 공개한다. 개별 수용가 전기 사용 현황은 에너지컨설팅 등 부가서비스 사업 활성화를 위해 널리 활용된다. 에너지신산업이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에너지 서비스업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국전력 강남지사에 들어선 `전력 빅데이터센터`이 심장부 역할을 하게 된다.

빅데이터 센터는 △전력 정보 분석과 공개 △업계 요청 정보 제공 △전력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을 3개 핵심 기능으로 한다. 전력 판매시장에서 지역별·분야별 소비패턴 등의 정보를 에너지신산업 기업에 제공해 새로운 융합 서비스 출시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이달부터 우선 5대 전력정보와 에너지효율 잠재량지도 정보가 우선 공개된다. 5대 전력정보는 △10년간 용도별 전력사용량 변화 △지역별 전력사용량 △주요업종별 전력사용량 △태양광설치에 따른 전기요금 절감량 △전기차 보급지역별 충전기 수요다.

에너지효율 잠재량지도는 전기요금 과다지역과 수요반응 등 에너지효율 사업 잠재력이 큰 지역 관련 정보다. 수요관리사업자와 분산전원중개사업자 등 판매시장 분야에서 절전 및 발전 자원을 모집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타깃영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다.

빅데이터 오픈은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됐다. 그동안 정부와 전력·ICT 업계는 서비스분야 에너지신산업 발굴을 위한 논의를 지속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ICT업계는 한전 빅데이터 공개 필요성을 지속 제기해왔다. 평소 전기를 많이 쓰는 고객이나, 적게 쓰는 고객, 산업별 전기사용 패턴 등과 같은 사전 정보가 없다보니, 상품개발은 물론 영업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간 한전은 고유 영업기밀과 고객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공개를 미뤄오다 이번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없는 부분부터 빅데이터를 공개하게 됐다.

빅데이터 센터는 5대 정보 외에도 업계가 요청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창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에너지신산업업계는 고객정보를 활용해 ICT, 가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 등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시킬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민간 기업이 손쉽게 홈페이지에서 필요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DB도 구축할 예정이다. 지능형검침인프라(AMI)를 통해 취합된 실시간 고객정보와 통신사 위치정보를 결합한 신규 서비스 등장도 기대된다.

한전은 전력 빅데이터 서비스와 이종업계 데이터를 활용한 융합 서비스 개발 전국 공모전을 오는 23일까지 진행한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는 최대 10년간 정보를 공개하고, 내년 1월부터 동의를 구한 고객의 실시간 사용량 정보도 공개할 예정”이라며 “전력 정보를 통한 민간기업의 에너지신산업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혁신은 마치 ‘핵분열’처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제조업체들도 기존의 하드웨어에 어떻게 소프트웨어를 접목시킬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 원장)축적된 빅데이터와 이를 분석할 AI, 모든 사물과 사람을 연결하는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제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21일 열린 국민미래포럼 제1세션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과 제조 강국의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이 사회를 맡았고 김 원장이 발제를 했다.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과 임태원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장이 토론 패널로 참여했다.한국 제조업의 위기

김 원장은 먼저 세계경기가 2007년 이후 지속된 최장 기간의 불황을 경험하고 있고, 글로벌 경제를 이끌었던 중국 등 주요국들의 성장도 둔화되고 있으며 한국도 ‘뉴노멀’이라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GDP의 66.3%(2010년 기준)를 차지하는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주요 품목인 철강·반도체·정유 부문 모두 세계적인 공급과잉 상태와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김 원장은 “대부분 산업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열세를 보이는 등 한국 제조업의 ‘넛 크래커’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여러 산업의 위기가 중첩되면 산업의 위기가 국가의 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변환 능력이 제조업 경쟁력

세션 참석자들은 제조업의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를 4차 산업혁명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원장은 ICT 기술과 소프트웨어 혁신에 기반한 ‘디지털 변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제조업체들이 채택해야 할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제시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디지털 전환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제시됐다. 주로 산업설비 등을 생산하는 GE는 1896년 다우존스 인덱스에 포함된 12개 기업 중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2001년 9월 취임한 제프 이멜트 CEO는 지난해 “앞으로 우리의 경쟁자는 IBM과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라며 전사적인 디지털화를 천명했다. 이미 GE는 모든 부품과 생산 장비들이 IoT로 연결된 ‘스마트공장’을 만들었다. 모듈별로 스마트카트에 담긴 각 부품들은 스스로 최적의 공정을 찾아 이동하고, 빅데이터와 AI가 적용된 설비들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 이상 징후를 먼저 찾아낸다. 지난해에는 프리딕스(Predix)라는 산업인터넷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에 쓴소리도 했다. 그는 “정부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전에는 AI를 주요 미래기술 범주에 포함시키지도 않을 정도로 무감각했다”고 지적했다.

AI, 빅데이터 구축 선행돼야

박명순 원장은 AI의 토대로 빅데이터 기술을 강조했다. 박 원장은 “AI는 기계가 스스로 데이터를 분류하고 학습하는 딥러닝이 핵심인데, 빅데이터가 축적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AI는 빅데이터 속에서 인간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해내는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해외에선 혁신적인 성과가 창출되고 있다. 에너지 채굴 시스템 업체 타키우스(Tachyus)는 축적된 유정설비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산유량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6000개의 유정을 대상으로 진행된 테스트에서 생산성이 25% 향상됐다. GE는 전 세계에 공급한 항공기 엔진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로 이를 분석해 교체·정비 시점을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원 낭비는 최소화된다.

노무라는 방대한 주가 데이터를 분석해 불과 몇 분 후의 주가를 예측하는 주식거래 시스템을 만들었다.

제도·규범 변화는 필수

임태원 소장은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며 4차 산업혁명을 설명했다. 그는 “자율주행차는 IoT 기반의 커넥티비티, 인공지능이 모두 합쳐져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4차 산업혁명의 종합선물세트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자동차는 과거의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모빌리티 허브’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운전에서 해방된 사람들은 차량을 개인의 디지털 공간, 모바일 오피스, 휴식처로 사용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임 소장은 “평균적으로 한 사람이 운전하는 시간이 하루 40∼50분인데 1년을 모으면 44시간이 된다. 앞으로 우리는 365일이 아니라 366∼367일을 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는 주로 사람의 실수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임 소장은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이 2030년쯤 완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스템의 보안 이슈, 사회적 합의, 법과 규제 등이 바뀌지 않으면 성공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오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현대차는 도로교통법규 때문에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자율주행 라이선스를 취득한 곳은 미국 네바다주였다.

4차 산업혁명형 인재 ‘절대적 부족’

세션 참석자들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차상균 원장은 “4차 산업혁명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데, 인재가 충분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AI와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전문 인재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10년 전부터 내다보고 준비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구하려 해도 잘 안 된다”고 답했다.

제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인재를 구하기 더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임 소장은 “인력 부족을 절감하고 있다”며 “현대차의 경우 신입·경력으로 소프트웨어 인재를 모으려 하지만 현대차가 하드웨어 쪽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해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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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를 위한 경영학 국내 의료업계 경쟁력 갖추려면

전세계 의료 빅데이터 시장, 2023년 629억달러에 달할 듯
개인 고유 유전자 정보 활용…의료기관, 양질의 데이터 확보
IT와 연계한 라이프 로그 데이터 등 ‘삼박자’ 갖춰야 서비스 질 향상
글로벌 의료시장 주도하려면 정부 리더십·의료계 전향적 자세 절실

오정석 < 서울대 경영대 교수 >
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행해진 휴먼게놈프로젝트에서 첫 번째 도출된 게놈지도 작성에 소요된 비용은 5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비용은 2006년에 2500만달러 정도로 줄었고,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 99달러에 유전자 검사를 제공하는 ‘23앤드미’라는 업체가 등장했다. 이 회사는 간단한 세포 샘플을 분석해 90개 이상의 질병 발병 가능성을 추정하고 조상 찾기 서비스와 함께 친척 찾기 기능도 제공한다. 그 결과 100만명이 넘는 회원과 5000만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의료산업의 미래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를 목격한 보스턴컨설팅의 필립 에번스는 개별 DNA 데이터가 임상의료 데이터, 인터넷,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다양한 생활 데이터 등과 결합되면서 가져올 근본적인 혁신에 대해 설파한 바 있다. 특히 보다 많은 사람의 유전자 정보가 모이면 선제적 의료 진단 및 처방의 정확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게 됨을 짐작할 수 있다.

데이터 열풍이 전 세계 의료산업에 몰아닥치고 있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암진단 정확도가 96%에 달해 전문의를 능가하고 있다는 평가이고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 및 마케팅에 데이터 기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있다. 각종 약물 개발 시 부작용 및 위험도를 줄이고 SNS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기능의 신약에 대한 수요를 판단해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향상하는 것이다. 전 세계 정부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1월에 정밀의료추진계획(PMI)을 발표하고 2억15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공표해 의학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영국은 2013년 보건의료 빅데이터 통합센터(HSCIC)를 설립해 2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10만명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한다는 목표를 위해 ‘지노믹스 잉글랜드’라는 국영기업을 설립했다. 일본은 의료 빅데이터 정비 프로젝트를 추진해 역시 맞춤형 진료와 의료서비스 개선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도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미래창조과학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의료 빅데이터 및 스마트 헬스 등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 빅데이터 시장은 2023년 62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데이터 저장 및 통합이 346억달러, 데이터 해석 및 분석이 34억달러, 시각화 및 빅데이터 분야가 24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해석 및 분석 분야 시장 성장률이 38%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즉, 의료 빅데이터가 어느 정도 수집된 뒤에는 이를 분석·가공해 고품질의 의료서비스에 필요한 지식으로 전환하는 서비스가 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는 크게 개인 고유의 유전자 데이터, 병원 등 의료기관에 보관되는 각종 의료 데이터, 그리고 취미 건강 여가 사회관계 등 생활 전반의 기록인 라이프 로그 데이터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 이들 정보를 함께 분석하면서 다양한 유형을 발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스마트헬스와 정밀의료의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먼저 의료산업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특히 까다롭다. 대부분 국가에서 임상실험 시 어떤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지, 데이터 접근 권한을 누가 갖는지, 어떤 종류의 환자 동의를 얻어야 하는지에 대해 법적 제한이 매우 엄격하다. 이런 데이터를 데이터 과학자가 활용해 분석할 수 있으려면 근본적인 법체계의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축적한 1조5000억건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구상에 개인정보 보호와 의료 영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의료기관 내부에서도 데이터에 대한 관리권한체계를 수립하는 일은 큰 과제가 될 수 있다. 또 양질의 데이터 과학자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의료 분야에서 활동할 데이터 과학자를 확보하는 것도 근본적인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조건인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도 당면한 과제다. 기본적으로 전자의무기록(EMR/EHR)의 표준화가 선행돼야 하고, 데이터 생성·관리 과정에 품질향상기법과 자동생산기법을 적용해 저비용·고품질의 데이터베이스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 의료계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표준화 대안들을 제시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유전체관련법 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반면 라이프 로그 데이터는 의료계 범위를 벗어나 글로벌 정보기술(IT) 플랫폼 업체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이를 잘 아는 플랫폼 업체들은 건강 관련 라이프 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거꾸로 의료 데이터와의 접목을 통해 의료 플랫폼을 장악하려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핏 플랫폼을 중심으로 라이프 로그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구글 글라스와 전자의무기록까지 연동한다는 계획이고, 애플 역시 헬스킷을 발표해 아이폰 애플워치와의 연동을 바탕으로 의료플랫폼 선점 경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의료계와 플랫폼 업체들 간 협업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스마트헬스·정밀의료 비전을 구현하는 양상이 크게 영향받을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 플랫폼 업체를 중심으로 융합이 성사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통신산업은 모바일 혁명이 이뤄지면서 통신사로부터 플랫폼 업체로 주도권이 넘어간 지 오래다. 미디어산업은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 각자의 역할을 어느 정도 나눠 공존하는 모양새인데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 허핑턴포스트 등과 같이 과감하고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통해 뉴미디어의 강자로 등극한 사업자도 있고, 몰락한 전통 미디어 기업들도 무수히 많다. 이런 점에서 의료산업 상황은 자동차산업 상황과 비슷한 점이 있다. 독자적인 플랫폼 역량이 낮고 시장이 파편화돼 있으나 고유 영역의 경쟁 우위는 매우 높아 플랫폼 업체들과 대치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모양새다. 결국 의료산업 내부 협업을 통해 표준화와 효율화를 추진해야 플랫폼 업체들과의 공생적인 관계 모색 과정에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료산업 선진화는 지금까지 보아온 다양한 산업들의 융합과정보다 한층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는 기술적·법률적·경제적·문화적 걸림돌이 산적해 있다. 글로벌 의료시장에서 한국 의료업계가 경쟁력을 가지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투명한 리더십과 의료산업계의 전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자세가 절실하다.

■ 美 파트너스 헬스케어 등 해외 사례 살펴보니…

파트너스 헬스케어는 매사추세츠병원, 하버드 의대 등 미국 동부 보스턴 인근 다수의 의료기관이 연계된 비영리 단체로 소속 의료기관들의 금융, 운영, 임상분석시스템을 통합한 시스템을 개발·운영한다.

파트너스 헬스케어는 환자추론문서(QPID)라는 전자의무기록(EHR)용 지식시스템을 개발했는데 5000명이 넘는 의료진에 의해 활용되고 있으며 전자의무기록의 활용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인 사례로 꼽힌다.

익스프레스 스크립츠는 보험약제관리기업(PBM)으로 연간 15억건이 넘는 조제 정보를 관리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10페타바이트(petabytes)라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활용해 소비자 행동양식 변화를 이끌어낸다.

예를 들어 처방을 받아 구입한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스크린RX(ScreenRX)라는 시스템을 개발해 의료기록, 처방전, 기존 데이터 등을 함께 분석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제대로 약을 복용할 것인지 예측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복용을 상기시키거나 저렴하게 약을 보충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등의 관리를 해 약제 낭비를 줄이고 소비자 건강을 증진하는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

오정석 < 서울대 경영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