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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과 潘은 `상극`…”안철수·손학규 손잡는자가 이긴다”

대권주자·정당 지지층 분포 살펴보니

◆ 대한민국 이념지형 심층분석 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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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치러질 19대 대선은 ‘이념’과 ‘세대’ 간 투표 양상이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권후보 1·2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세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청년·진보진영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반 전 사무총장은 노인·보수층이 핵심적인 지지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신문·서울대학교 폴랩(Pollab) 한규섭 교수 연구팀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20·30·40대로부터 반 전 총장보다 후한 점수를 받은 반면 반 전 총장은 50대 이상에서 문 전 대표에 비해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전 대표는 40대에서 33.2%의 지지를 받아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반 전 총장은 60대 이상에서 38.9% 지지를 받아 지지 연령대가 높은 편이었다.

이념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대권주자도 크게 달랐다. 문 전 대표의 경우 가장 진보적인 이들이 최대 지지층이었던 반면 반 전 총장의 경우 최대 지지층은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이들이었다. 대선 막판 ‘문재인·반기문 양자구도’가 성립될 경우 이념과 세대별 대결 양상을 띠었던 지난 대선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반 전 총장은 반문(反文) 연대를 통해 막판 역전을 이뤄내려면 이념·연령 분포에서 중간지대에 분포해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과 중도층 빅텐트를 쳐야 하는 상황이다.

대국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각 대권주자 및 정당별 지지층의 유사성을 상대적 거리로 측정한 결과, 반 전 총장은 손학규(645) 남경필(647) 유승민(684) 바른정당(688) 안철수(699) 김부겸(728) 국민의당(732) 순으로 지지층이 겹쳤다. 지지층 간 거리는 양극단에 있는 문 전 대표와 반 전 사무총장의 지지층 괴리도를 1000으로 기준점을 삼아 그 사이에서 정했다. 반 전 총장은 새누리당과의 지지층 거리가 709로 바른정당에 비해선 멀고 국민의당보다는 가깝게 나타났다.

반 전 총장은 다른 대권후보는 물론 기존 정당과도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 ‘고립된 섬’처럼 보인다. 아직 정치 개혁을 주장하며 기존 정당이나 정치인과 동떨어져 독자 행보를 하는 것과 관련 있다. 이런 조사 결과는 반 전 총장이 중도 지역에 ‘빅텐트’를 치게 될 경우 가장 강력한 외연 확장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합종연횡 과정에서 내적 갈등도 만만찮을 것임을 보여준다.

한규섭 서울대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반 전 총장과 새누리당 지지층의 유사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양쪽 모두 이념적으로는 보수층이지만 친박(박근혜)계와 비박계의 관계처럼 반 전 총장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대안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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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문 전 대표는 민주당과의 지지층 거리가 434에 불과해 지지세력이 거의 일치했다. 대권후보로는 박원순 서울시장(543), 안희정 충남지사(581), 이재명 성남시장(605) 등 진보진영 후보와 상당히 지지층이 겹쳤다. 특히 지지율이 높은 이 시장의 경우 경선 등을 통해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문 전 대표 입장에서 이탈표가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세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지지층에 기대기만 해서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며 “가령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은 자신만의 확고한 지지층을 지키는 가운데 표의 확장성을 위해 중간지대로 나가야 하지만 지지기반이 뚜렷해 세를 확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대선주자에 대한 감정온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호감도에서 반 전 총장이 100점 만점에 52.4점을 얻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이 시장이 51.8점을 얻어 2위, 문 전 대표가 3위(51.4점)에 올랐다. 안 지사(51.3점)가 호감도 50점대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 의원, 안 전 대표, 박 시장, 손 전 대표는 40점대에 그쳤다.

남녀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대선주자 역시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반 전 총장을 선호하는 반면 여성 응답자는 문 전 대표를 선호했다. 남성 응답자는 선호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에게 100점 만점에 50점을 준 반면 반 전 총장에 대해서는 55.5점의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줘 남성들이 반 전 총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반면 문 전 대표의 경우 여성층(52.8%)이 남성층(50.0%)에 비해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대선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또 다른 잣대인 정당 호감도 조사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는 51.4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국민의당의 호감도는 47.1점, 바른정당에 대한 호감도는 44.4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새누리당에 대한 호감도는 37.3점으로 가장 낮아 최근 진보적으로 바뀌는 유권자들의 심리가 드러났다. 이를 나타내듯 진보진영에 대한 호감도는 53점을 기록한 데 비해 보수진영에 대한 호감도는 49.9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