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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승민·안철수 `중간`…左끝 심상정 vs 右끝 최경환

20대 국회의원 300명 법안표결 분석

◆ 2017 신년기획/ 대한민국 이념지형 심층분석 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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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진보와 보수로 갈려 대결하는 한국 사회의 이념 지형은 국회라고 다르지 않았다. 정책의 효율성을 따지기보다 이념과 소속 진영에 따른 주장만 내세웠던 게 우리 국회 현실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 있는 일방통행 표지판이 이러한 현실을 웅변하는 듯하다. [이승환 기자]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은 표로 말한다. 매일경제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 한규섭 교수 연구팀이 대한민국 제20대 국회의원 300명의 법안 표결을 전수조사해 이념 성향을 분석한 결과 15일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박지원 의원이 같은 당 대권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물론 보수진영 대권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보다도 보수 성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는 국회의원 300명 중 진보 순위 240위를 기록해 안 전 대표(192위), 유 의원(187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111위) 등 현역 의원 대권 주자들보다 우파 진영에 위치했다.300명의 국회의원 전체에서 가장 진보적으로 표를 던진 의원은 시민운동가 출신의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비례의원이었고, 가장 보수적으로 표를 던진 의원은 강효상·박명재·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으로 조사됐다. 비문(非文)계열로 경제민주화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진보 성향 37위를 기록해 좌측에 위치했고,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50위로 뒤를 바짝 쫓았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진보 순위 180위로 추미애 당 대표(116위)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보였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244위),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254위),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275위),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290위) 등 전·현직 새누리당 지도부들은 강한 보수 색채를 띠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성향 차이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차이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신문과 서울대 폴랩은 20대 의원들이 지난해 6월 개원 이후 지난해 회기(12월 29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한 362개 법안에 대한 8만4439건의 표결 행태를 통계 기법으로 분석했다. 비슷한 투표 성향을 보이는 의원에게는 비슷한 ‘이념 점수’를 부여해 의원들 간의 상대적 이념 위치를 수치화하는 방식이다. 300명 가운데 가장 진보에서부터 150번째인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과 151번째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중도에 가깝다는 의미다. 서청원·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은 표결 성향을 따질 최소한의 표결 횟수(10회)를 채우지 못해 조사에서 제외됐다.

실제로 안철수·유승민·김부겸 등 현역 의원 대권 주자 3명이 함께 표결에 참여한 157개 법안을 분석해보면 10개 법안에서 이들의 표결이 엇갈렸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76명 가운데 231명 찬성, 33명 반대, 기권 12명으로 의결된 소득세법 개정안의 경우 안 전 대표와 유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지만 김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해당 법안은 근로소득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세율 40%를 적용하고 최고 세율을 기존 38%에서 40%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교수는 “미국 등에선 의원들의 표결 행태 분석을 통한 이념 순위가 유권자에게 영향을 크게 미치는 기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