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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머크 “한국과 빅데이터 협력 강화”

“데이터 과학 도움받으려 방한”
서울대와 협력 방안 논의 주목
“인더스트리 4.0시대 열리면
데이터 분석 전문가 가장 필요”

독일 머크 "한국과 빅데이터 협력 강화"

24일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에 방문한 카이 베크만 머크 CAO(오른쪽)가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과 만나 협력 방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머크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348년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독일 생명과학·기능성 소재 업체인 머크의 최고관리책임자(CAO)가 직접 우리나라에 찾아와 서울대학교 등 국내 학계 전문가들과 빅데이터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LG 등 국내 대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머크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레시피’를 고객사에 제시하는 ‘인더스트리 4.0′ 혁신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머크 CAO인 카이 베크만 박사는 24일 서울 관악로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에서 차상균 연구원장을 만나 빅데이터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베크만 CAO는 기술(CTO)과 인사(CHO)를 총괄하고 있는 머크의 핵심 경영진(보드멤버) 중 한 명이다.

베크만 박사는 “한국에서 데이터 과학에 대한 기술을 많이 도움받고 싶어 방문했다”며 “서울대 빅데이터센터와 같은 많은 역량을 가진 분들을 만나서 우리의 데이터와 함께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실험실에서 축적한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사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운영 중이고, 이 시스템을 도입한 뒤 연간 방문객이 7200만명에 이를 정도로 고객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하엘 그룬트 한국머크 대표는 “마치 파스타와 소스를 주문하면 이탈리아 요리를 더 잘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식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이 같은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크만 박사는 “과거에도 데이터를 분석하긴 했지만, 아제는 상당히 다른 영역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해해 다방면에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로)큰 그림을 보면 혁신이 나타난다”고 강조한 베크만 박사는 산업의 영역이 사라지는 인더스트리 4.0 시대가 열리면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머크 역시 구글 등과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가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필요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머크는 인터스트리 4.0 시대에 맞춰 다양한 영역의 헬스케어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머크는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렌즈와 레이저를 적용한 인공 수정체로 환자의 시력을 높여주는 ‘리크리아이’라는 프로젝트를 최근 공개한 바 있다. 머크는 이 프로젝트로 생명과학과 소재 역량을 결합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함께 인터뷰에 참여한 차상균 연구원장도 인더스트리 4.0 시대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제조·서비스 혁신이 생존과 직결하는 만큼, 핵심 인재인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육성하는 대학원 과정을 마련해 관련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화답했다.

차 원장은 “단순히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이 때문에 생기는 다른 비즈니스를 생각해야 한다”고 인더스트리 4.0을 규정하면서, ‘딥러닝’의 등장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역할은 어느 정도 인공지능(AI)이 대신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전 사회영역에 걸쳐 분석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더스트리 4.0 혁신을 위해서는 정부의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차 연구원장은 구글이나 알파고의 등장 과정을 보면 공통으로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면서, 우리 정부도 최소 5년은 빅데이터 혁신을 위한 일관성 있는 지원을 해야 결실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베크만 박사는 빅데이터와 AI의 등장으로 개인의 자유와 일자리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독일 역시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본능이 매우 열정적인 곳”이라면서도 “기업의 일방적인 변화 추구가 아니라 고용자, 고용주 협회(노조) 등이 모두 협력해 사회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 논의한 결과 부정적 관점을 덜 가지게 됐다”고 소개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