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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보는 경제]고객을 우선 순위로 줄 세울 수 있어…’타깃팅’ 전략도 변한다

【서울=뉴시스】심동준 남빛나라 기자 = “냉정하게 말하면, 고객을 모두 줄 세울 수 있다.”

한정적인 자원으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들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할 수는 없다. 표적 시장 또는 고객을 선정하는 타깃팅(targeting)이 기업의 중요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한 기업이 제공하는 재화나 상품을 꾸준하게 구매하거나 이용하는 소비자, 즉 충성 고객의 마음을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사로잡느냐가 관건이 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타깃 고객을 찾고 그들의 생애가치(LTV)를 분석해낼 수 있다. 고객생애가치란 한 고객이 기업의 고객으로 있는 동안 기대되는 재무적 공헌도의 총합을 이르는 말이다.

고객생애가치가 높다는 건 해당 기업과 오래 관계 맺으면서 많은 돈을 쓴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높은 대상은 그 기업과 맞는 고객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이 발달하게 되면 고객생애가치가 높은 우선순위 고객을 찾아낼 수 있다. 데이터가 늘어나고 분석이 세밀해질수록 소비자의 행동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전문가인 송인성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자원은 무한대로 쏟아 부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분명히 고객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며 “빅데이터가 도입되면서 기존에 우리가 이해하지 못했던 소비자의 블랙박스까지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했다.

전통적 방식으로 ‘설정’하는 개념이던 타깃팅 전략도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예측’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상품을 선택하고 구매한다. 얼핏 보면 간단한 행동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할 때까지는 온라인에서 검색을 하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거나 친구들과 대화를 하기도 한다.

매장에 들어선 이후에도 이곳 저곳을 들르고, 다른 상품들과 비교도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행동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구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는 의식과 무의식의 끊임 없는 작용이 일어난다.

빅데이터는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한 고객들의 성향과 배경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누가 앞으로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준거로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오르는 사진을 보면 이용자의 선호 분야가 드러난다. 또 이용자가 스스로 해시태그를 거는 등 사진 이외의 정보를 공개하기도 한다.

이런 정보들이 모이게 되면 그 사람의 성향과 취향은 물론 사회·문화적 배경까지 판별해내는 일도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이 통설이다.

송 교수는 “마케팅의 가장 큰 관심사는 소비자들이 구매 행동에 이르기까지 거치는 과정인 디시전 존(decision zone)”이라며 “빅데이터를 통해 디시전 존에서부터 소비자의 행동이 노출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빅데이터로 우선순위 고객을 선정하는 타킷팅 전략은 역풍을 맞을 우려도 있다. 기업은 당연히 집토끼 대신 새로운 고객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려고 할 것이다.

빅데이터는 기업의 전략을 세우는 데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정보 접근성도 높여준다. 이 말은 결국 기업이 빅데이터로 타깃 고객에게 특혜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기존 고객들이 인지하기 쉬워진다는 뜻과 같다.

과거에는 기업이 정보를 손에 쥐고 소비자들의 취향을 스스로 정의하는 마케팅 전략을 썼다. 하지만 빅데이터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완화되면서 소비자들도 기업이 시장과 고객을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결국 빅데이터는 마케팅을 기존의 틀에 박힌 방식이 아닌 세분화된 다수의 시장에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변화시킨다.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는 고객도 있지만, 기업의 전문가들이 고안한 기성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있다.

점차 시장은 크기는 작아지는데, 개수는 늘어나는 원투원 마켓(one to one market)으로 되고, 대응 전략으로서의 타깃팅의 개념 자체가 변화할 수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송 교수는 “옛날엔 한계가 있어 사람들을 비슷하게 취급했지만 지금은 수십 개의 다른 변수로도 구분이 가능하다”며 “점차 한명의 고객으로 이뤄진 시장으로 가는 상황에서 빅데이터 분석이 시장을 좀 더 세분화해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고 했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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