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3년 빅데이터 분석-누굴 만났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한 참석자의 건배사를 들으며 웃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한 참석자의 건배사를 들으며 웃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공개적으로 가까이서 면담한 인사 가운데, 기업인들과 공무원, 여당 국회의원들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축산업 종사자나 장애인 등 서민·소외계층과의 소통은 한자릿수에 머물렀고, 노동계나 야당과의 단독 만남도 한두 차례에 머물렀다. 소통방식에서도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같은 ‘쌍방향’ 소통은 극히 적었던 반면, 상대적으로 행사나 현장방문 등 언론에 일방적으로 노출되는 방식을 선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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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 세력 거의 안 만나 <한겨레>는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데이터저널리즘랩(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과 함께 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올해 2월3일까지 3년 동안 공개된 일정 468건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행사와 현장방문 등을 제외한 ‘근접만남’(간담회·식사·토론·접견·보고·대화) 121건을 따로 분석한 결과, 기업인들과의 만남이 16건(13.2%)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9건은 대기업 회장단이나 경제단체장 등 대기업이 포함된 만남이었고, 중소기업인만 따로 만난 것은 7건이었다. 이어 국회의원 15건(12%), 공무원 13건(10%)의 차례로 나타났다. 국회의원과의 만남 15건 가운데 9건은 새누리당 의원들이었고 5건은 여야가 함께 만난 자리였다. 야당과의 단독 만남은 한 차례에 그쳤다. 이어 국가유공자(6차례), 봉사자·종교인(각각 5차례) 등과의 만남이 뒤를 이었다. 공개면담 가운데 47%를 기업인·공무원·국회의원과의 만남에 할애한 셈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2013년에는 중소·중견기업을 4차례, 대기업을 2차례 만났으나, 2015년에는 기업인 만남 6차례 가운데 대기업이 5회를 차지하는 등 ‘대기업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지난해 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뒤집고 ‘투자·고용 확대’를 명분으로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을 사면하는 등, 집권 후반기 들어 대기업에 의존한 경제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쌍용차 국정조사’를 약속하고 불법파견 엄단을 강조하는 등 ‘친노동자’ 행보에 나섰지만, 취임 이후 노동계와의 면담은 노사대표 간담회(2014년 9월)와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간담회(2015년 9월) 등 두 차례뿐이었다. 세월호 유족과의 만남은 2014년 5월 한 차례 열린 뒤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그나마 오랜 시간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간담회나 식사회동이 아닌 ‘대화’ 형식이었다. 시민사회단체와의 만남은 한 차례도 없었다. 박 대통령은 또 취임 3년 동안 일반 시민, 지역 인사들과의 오찬행사를 한 차례씩 열었는데 모두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뤄졌다.■ 쌍방향보다 일방향 노출 선호 전체 일정 468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행사(126건·26.9%)와 현장방문(102건·21.8%)이었다. 이어 식사회동(15%)과 회의·회담(14.3%), 간담회(6.2%)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행사와 현장방문은 미리 짜인 동선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돌발상황’이 없고 미디어에 ‘원하는 방향’으로만 노출된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가장 활발한 ‘쌍방향’ 소통방식인 기자회견·기자간담회 등 언론활동은 3년간 3차례(새해 기자회견)에 불과했다. 한규섭 서울대 교수는 “행사나 현장방문은 미리 조율된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원하는 모습만 미디어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이 국민을 직접 상대하는 ‘이미지 정치’를 선호한다는 설명이다.이 가운데 현장방문 121건을 따로 분석해보니, 박 대통령은 자신이 공을 들인 ‘창조경제혁신센터’를 16차례(15.7%) 찾는 등 가장 많이 방문했고, 이어 시장을 15차례(14.7%)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문화가 있는 수요일’ 참석 등 문화시설을 13차례(12.7%) 찾았다. 특히 박 대통령은 3년 동안 전통시장을 15차례 찾는 ‘집중행보’를 보였다. 여권의 한 인사는 “전통시장은 서민과 가까이한다는 모습을 보일 수 있고,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친근한 소통 이미지로 바꿀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리거나 국면 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전통시장을 방문해왔다. 2004년 ‘천막당사’ 한나라당 대표 시절 포항 죽도시장을 찾은 것을 시작으로 2012년 9월 과거사 논란에 휩싸였을 때, 2014년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이후에도 어김없이 전통시장을 찾았다. 전통시장과 국정 기조를 반영하는 ‘창조경제’, ‘문화융성’ 관련 기관 방문을 더하면 박 대통령의 현장방문지의 43.1%에 이른다. 이어 공장(8.8%)과 산업시설(6.9%), 학교(5.9%), 복지시설(4.9%) 등도 박 대통령의 주요 방문지로 나타났다.최혜정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