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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으로 인한 빅데이터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슈퍼컴퓨터 제작비를 10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이재진 교수 빅데이터 처리에 슈퍼 컴퓨터 수준의 컴퓨팅 능력이 필요하지만 제작 비용 때문에 슈퍼컴퓨터는 과학기술연산 등으로 사용범위가 국한됐다. GPU를 컴퓨팅 연산 리소스로 활용하는 이종컴퓨팅 환경에 저렴한 모바일 기반 ARM 코어 서버까지 적용하면 제작비를 더 절감할 수 있어 일반 기업도 슈퍼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게 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PU와 ARM 기반 서버를 슈퍼컴퓨터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센터에서 ARM 코어 기반 슈퍼컴퓨터를 제작하는 ‘몽블랑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이재진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매니코어프로그래밍연구단에서 ARM 서버 기반 이종컴퓨팅 기술을 연구한다.

업계에서는 컴퓨팅 연산 처리에 CPU와 GPU를 결합하는 이종컴퓨팅이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다. GPU는 고화질 그래픽을 처리하는 장치로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CPU와 GPU를 함께 연산처리용으로 활용해 CPU 한계를 뛰어넘어 이종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에서는 천둥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다. 【사진1】이재진 교수팀은 일반 데스크톱PC용 GPU 224개로 슈퍼컴퓨터 ‘천둥’을 개발했다. 슈퍼컴퓨터는 노드당 최대 2개 GPU만 장착할 수 있다는 상식을 깨고 소프트웨어(SW) 최적화 기술로 노드당 4개를 집적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연구팀은 개방형 범용 병렬컴퓨팅 프레임워크인 오픈CL(OpenCL) 기반으로 SW를 제작했다. 각 노드에서만 작동하고 전체 클러스터에서 작동하지 않는 오픈CL의 단점을 보완해 전체 시스템을 성능 저하 없이 작동시킬 수 있는 이종 클러스터용 ‘SnuCL’이다.

이 교수는 “슈퍼 컴퓨터가 일반적으로 수백억 원이 들지만 우리 팀은 7억 원으로 천둥을 만들었다”며 “그러면서도 이종컴퓨팅과 소프트웨어(SW) 최적화로 지난 2012년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에서 277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모바일용 프로세서 코어인 ARM 기반 서버와 GPU 가속기까지 활용하면 x86 서버 수준의 성능을 낸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 ARM 기반 대형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술이 확산되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일례로,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공장에 적용하면 언제 어떤 문제로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예측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 기업이 저렴한 비용으로 슈퍼컴퓨터와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금은 CPU 시대에서 GPU 가속기를 함께 사용하는 이종컴퓨팅 시대로 넘어가는 기술전환기이므로 한국의 슈퍼컴퓨터 기술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옥진 기자 | withok@etnews.com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