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트위터

 

#1. 오전 7시. 국회로 출근하는 승용차 안에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버릇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접속했다. 그는 1만5000여 명의 팔로어(follower)를 거느린 ‘트위터리안’이다. 아침 라디오 인터뷰를 앞두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예고 글을 올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좋아요’라는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도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오는 지지자들의 반응을 수시로 확인한다. 편향 교과서 문제를 지적하며 올린 글에 한 지역 주민이 ‘교과서 문제 대신 지역구 일에 더 신경 써 달라’는 댓글이 올라오자 하 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아이들이 보는 교과서에 독이 들어 있는 것을 방관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할 일이 아니다”는 응답 댓글을 달았다.

#2.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SNS 공간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통한다. 팔로어가 16만여 명에 달하는 그는 하루에도 수차례씩 여야 가리지 않고 비판적인 트윗을 올린다. 최근 정치인 장관들이 줄줄이 국회로 복귀하자 “인사는 만사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는 망사”라고 꼬집는가 하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해선 “무난하게 처리하면 무난한 패배자는 우리가 된다”며 당 지도부에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하루에 많게는 10건씩 SNS에 글을 올릴 정도여서 주변에서 중독이라는 소리까지 듣는다”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SNS를 활용한 국회의원들의 디지털정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13년 19대 국회의원 300명의 SNS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266명(88.7%)이 트위터를 했고, 페이스북 이용자도 255명(85%)에 달했다. 최근에는 유튜브나 카카오톡 등 채널도 점차 다양화되는 추세다.

여야 의원들은 SNS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까. 중앙SUNDAY는 국회의원들이 SNS 채널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트위터를 대상으로 여야 의원 간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팔로어와 트윗 수를 기준으로 가장 활발하게 트위터 활동을 해 온 여야 의원 10명을 선정해 5월 2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다섯 달 동안 이들이 올린 트윗(총 1443건)의 내용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유형별로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트윗이 전체의 78.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일상적인 내용의 비정치적 메시지는 21.2%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개인적인 공간이 아닌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로 SNS를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내용별로는 여당 의원의 경우 자신의 의정 활동을 홍보(40.2%)하는 데 치중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사회문제에 대해 언급(28.2%)하는 비중이 높았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 의원들의 경우 원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보니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SNS 공간을 활용해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당과 야당이 서로 다른 상대를 향해 비판적인 메시지를 쏟아낸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상대당이나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비판하는 트윗(56건)이 많은 반면 야당은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는 트윗(115건)이 많았다.

여야 대표 역시 SNS 활용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미지형’이다. 정치적 발언보다는 도시락을 먹거나 손자와 산책하는 모습 등을 사진으로 올려 정치인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소탈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SNS는 이미지보다는 텍스트에 집중돼 있다. 지난 22일 대통령 회동 직후에는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것 같은 암담함을 느꼈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SNS를 통해 제대로 된 정책과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네거티브 전략에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정치인 트윗 중에는 긍정적인 내용(12.4%)보다는 부정적인 내용의 트윗(39.6%)이 세 배가량 많았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 노동개혁 등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정치 현안에 대한 발언에선 이런 현상이 더욱 심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에서 활용했던 것처럼 SNS 사용자의 관심 이슈와 정치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박종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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