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사 보기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분석… 지나친 비하 여론 역풍 맞아

야권 성향의 SNS 여론이 이번 대선에서 상당수 부동층 표심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쪽으로 이끌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 후보에 대한 지나친 비하 여론이 부동층을 오히려 박 후보에게 우호적으로 돌아서게 한 것이다.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한규섭·이준환 교수 공동연구진은 이번 대선 기간에 대학생 123명(서울대 89명·연세대 8명·고려대 26명)을 대상으로 SNS 여론이 학생들의 후보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대선 후보 첫 TV 토론이 방영된 지난 4일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TV 토론만 보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TV 토론과 SNS 여론을 관찰하며 실시간으로 토론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후보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 버튼을 마련한 뒤, 실험 참여자가 실시간으로 점수를 주게 했다. 123명 중 박 후보 지지자는 31명, 문 후보 지지자는 59명, 부동층은 28명이었다.조사 결과 TV 토론만을 본 부동층 학생들이 박 후보에게 플러스 점수를 준 비율은 전체의 23.9%였지만, SNS를 함께 본 학생의 박 후보 플러스 점수 비율은 27.3%였다. 또 TV 토론만 본 그룹의 마이너스 점수 비율이 30.1%였는데, SNS를 함께 본 그룹의 마이너스 점수 비율은 21.7%였다. 반면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TV 토론만 본 학생들(9.9%)보다 SNS를 함께 본 학생들(14.3%)이 더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박·문 후보 지지군(群)에서는 두 그룹 사이의 점수 차이가 거의 없었다.

한규섭 교수는 “이정희 후보가 ‘뿌리는 속일 수 없다’ ‘박 후보를 떨어뜨리려 나왔다’고 발언한 데 대한 SNS상의 ‘환호’가 오히려 부동층의 동정심을 유발해 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SNS가 부동층 표심을 문 후보 쪽으로 돌리는 데 ‘장애물’이 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SNS의 영향력이 실제보다 훨씬 과대평가됐고, 침묵하는 부동층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