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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의원 278명 법안 투표성향으로 본 ‘이념 지도’
본보-한규섭 임요한 교수팀 분석

18대 국회의원 가운데서 가장 진보적 투표 성향을 보인 의원은 민주노동당 곽정숙, 가장 보수적 투표 성향을 보인 의원은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의 주요 정당은 이념보다는 지역에 기반을 둔 것으로 흔히 인식되지만 실제 국회에서의 법안 투표 행태는 정당 간에 뚜렷한 이념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는 한규섭(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 임요한(서울대 통계학과) 교수팀과 함께 18대 국회의원 278명(총 298명 가운데 재·보궐선거 당선자 등 20명 제외)이 개원 이래 본회의에서 처리된 720개 법안에 어떤 투표를 했는지를 첨단 분석기법인 잠재변수모형으로 분석했다. 비슷한 투표 성향을 보이는 의원들에게 비슷한 ‘이념 점수’를 부여해 의원들 간의 상대적 이념 위치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 분석에서 ‘진보’와 ‘보수’는 의원들 사이에서의 상대적 개념이다.

분석 결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한나라당의 순서로 진보적인 투표 행태가 확연히 드러났다. 민주당 소속 의원은 부산 출신인 조경태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한나라당 의원 중 누구보다도 진보적인 성향의 표결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전원은 민주당의 강성종 의원을 제외한 다른 민주당 소속 의원들보다 진보적인 투표 성향을 보였다.

주요 정치인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념 순위는 121위로 한나라당 의원 전체의 중간값(205.2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적 투표 패턴을 보였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이념 순위는 60위로 민주당 의원들의 중간값(50.5위)보다는 오른쪽에 위치해 당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 투표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국회의원의 법안 투표 행태를 전면 분석해 이념순위를 매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언론과 대학 등이 발표하는 ‘의원 이념 평가 순위(Vote Ratings)’가 대선 등 각종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