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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ㆍ 보수 상관 없이 ‘정부 무능론’을 지적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첫 환자 발생 이후 2개월 간, 민심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삼성 병원 보다는 오히려 정부와 대통령에게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본지와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 데이터 저널리즘 센터가 메르스 첫 환자 발생 이후 2개월 여의 기간 동안 관련 기사 1만1467건과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 21만3901건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다.

조사 내용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대통령을 지칭하는 ‘박근혜’라는 단어의 중앙성(댓글에서 가장 중심적으로 논의된 주제)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와 관련해 ‘무능’, ‘탄핵’이라는 단어의 중앙성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발생 1주차에서는 ‘박근혜’(30위), ‘대통령’(25위)등의 단어 중앙성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2주차부터 급상승했다. 3주차부터는 꾸준히 ‘가장 중앙성이 높은 단어’ 10위안에 들었다. 또 ‘탄핵’이라는 단어의 중앙성도 2주차부터 급상승해 3주차부터는 꾸준히 30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미숙한 대응으로 초기의 ‘골든 타임’을 놓친 것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기류가 2~3주차부터 형성된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책임론은 특히 보수ㆍ진보 성향을 막론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진보와 보수 등 성향에 따라 다소 엇갈렸다면, 이번 메르스 사태는 국민 모두 한 마음으로 정부를 향한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대통령 책임론의 프레임은 보수ㆍ진보 성향을 드러내는 신문 매체에 따라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진보 성향의 신문에서 보수 성향의 신문보다 상대적으로 대통령 책임론의 프레임을 적용한 기사가 더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기사 댓글에서는 보수ㆍ진보 성향과 무관하게 정부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 한규섭 교수(언론정보학과)는 “분석 결과 진보 매체 기사에서는 메르스와 관련한 ‘대통령’의 중앙성이 8위로 매우 높았으나 보수신문은 21위로 상대적으로 낮았다”면서 “그러나 댓글 분석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거의 드러나지 않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대통령 책임론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했던 세월호 사태와 대비되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사태의 정점에 있었던 삼성 병원에 대해서는 기사에서는 보수와 진보 성향 신문 모두비중있게 다뤘으나 댓글에서는 10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한 교수는 “언론에서는 ‘삼성병원 책임론’에 어느 정도 무게를 뒀던 반면, 국민 여론은 ‘삼성 병원’ 보다는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론’에 더 집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