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dicam 2015-07-17 15-09-38-831A cross-national study on mobile business: how will ecosystems evolve?(Information Development, 2014) 박진수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 최민정 템플대 폭스 경영대 박사 과정

몇 해 전 핀란드로 유학 간 A씨는 스마트폰을 개통하던 중 한국과 완전 다른 시스템에 놀랐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부터 통신사 가입, 운영 체제 설치까지 고객인 자신이 모두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마치 조립식 PC를 구매할 때처럼 말이다. 대리점에 가서 마음에 드는 스마트폰을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 한국과는 차이가 있었다.

박진수 서울대 교수팀은 미래 모바일 사업의 판도를 예측하기 위해 일본과 핀란드 시장의 차이를 분석해 ‘모바일 사업에 대한 초국가 연구 : 어떻게 생태계가 진화할까?’라는 논문을 유명 외국 저널인 인포메이션 디벨롭먼트에 게재했다.

이 연구는 일본 시장을 ‘통신사가 중심이 되어 단말기와 서비스가 모두 묶여 있는 시장’의 대표적 모델로, 핀란드 시장을 ‘단말기부터 통신사 선택까지 모두 소비자의 손에 달려 있는 시장’의 대표 모델로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모바일 시장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했다.

저자들은 단말기, 통신사, 콘텐츠 제공사를 소비자가 모두 선택해야 하는 핀란드 시장의 구조가 핀란드 모바일 산업의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각각의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이 소비자들에게 가장 낮은 가격의 스마트폰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해서 자본주의의 이상을 실현하는 점은 인정되지만 시장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유익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모바일 시장은 모바일 TV, 애플리케이션 등 통화 외 시장이 커져서 사업자 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저자들은 노키아의 자국 시장 점유율이 2009년 36.4%에서 2010년 28.9%로 급락했다는 점을 든다.

논문에 따르면 최근 핀란드 시장조차도 노키아가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관리하고, 보다폰이 단말기를 파는 등 수직적으로 통합돼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일본 시장은 통신사를 중심으로 단말기 회사, 인터넷 서비스 회사, 콘텐츠 회사 등이 생태계처럼 결합돼 각기 다른 3개 영역에서 경쟁이 벌어진다. 이는 통신사 중심의 수직적 결합으로 자본주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NTT도코모 등 이동통신사는 단말기 제조업체에 어떤 사양을 갖춰야 할지 지시할 정도로 독재자적 면모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일본에 있는 소비자는 3개 생태계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 안에 있는 세부 사항은 바꿀 수 없는 수동적인 위치에 처해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수직적으로 통합된 현재의 일본 시장이 미래의 모바일 사업에 보다 적합할 것이라 결론을 내렸다.

일본 이동통신사들은 ‘자애로운 독재자’로 불린다. 단말기 제조업체의 경영방침에 간섭할 정도로 독재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수입의 91%를 콘텐츠와 서비스 제공 업체에 나눌 정도로 자애롭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동통신사로서 자기 회사의 생존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회사를 둘러싼 ‘생태계’의 건강함에 관심을 갖는다. 이를 통해 전체 산업의 생존력이 더 강해지는 것이다.

논문은 한국 모바일 산업이 나아가야 할 솔루션으로 일본과 같이 통합된 시장 구조를 만드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결과에 대해 시청자가 투표할 수 있는 모바일 TV 드라마를 위해서는 최소한 드라마 제작자와 방송국과 이동통신사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