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채널A 주관 ‘20대 총선, 이제는 SNS다’ 국회 토론회

《 20대 총선이 30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예비 총선 출마자를 비롯해 여야 모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선거전략 수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관하고 새누리당 원유철 정책위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이 주최한 ‘20대 총선, 이제는 SNS다’ 국회 토론회는 SNS를 통한 선거혁명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SNS를 활용해 후보자는 유권자와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고, 유권자는 후보자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파악할 기회를 얻어 궁극적으로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

원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SNS와 선거는 떼려야 뗄 수 없게 됐고 20대 총선은 디지털 선거혁명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당 정책위 차원에서 좋은 제언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 최고위원도 “SNS는 젊은층에 만연했던 정치냉소주의와 무관심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가 SNS를 통한 선진 선거문화 정착에 고민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심규선 동아일보 대기자는 “변화는 사람을 두렵게 만든다. 변화에서 낙오될까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SNS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잘 활용한다면 지혜롭기도 하고, 힘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3M’ 시대 열었지만 ‘끼리끼리 문화’ 한계

기조발표에 나선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SNS 시대가 열리면서 선거에서도 ‘3M’ 시대가 왔다”고 소개했다. 한 교수가 언급한 3M은 △Money(선거자금 모금) △ Message(메시지 전달) △Mobilization(동원력)의 머리글자를 딴 개념. 한 교수는 지난 미국 대선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는 e메일을 통해 약 6900만 달러를 모금했고, 온라인 기부 중 90%가 소액기부에 이를 정도”라면서도 “SNS가 소액 선거자금 모금에 최적화한 매체지만 우리나라는 정치자금법상 제약에 의해 무제한 모금이 불가능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기능이 무용지물이 된 상태”라고 말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SNS를 통할 경우 연령·성향별로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해진 점이 기성 언론을 통한 메시지 전달과는 가장 차별화한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SNS를 활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소모임 구축이 쉬워진 점도 장점으로 언급됐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우 SNS 사용자가 주로 젊은층이 많다 보니 SNS에서 표출되는 민심은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교수는 “SNS의 가장 큰 속성이 ‘끼리끼리 문화’이다 보니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며 “미국은 세대 간 정치적 성향 차이가 크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세대 간 이념 성향이 커 SNS에 매몰될 경우 후보의 지지율을 과대 측정하게 되는 착시효과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최고위원도 “당 일각에서 SNS에 너무 몰입해 마치 SNS상 여론이 전체 국민을 정확하게 대변한다는 착각과 오판을 하고 있다”며 “우리 당이 일반 국민의 상식과 동떨어진 선택을 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털어놓았다.

SNS가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선거가 인기투표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한 교수는 “SNS를 활용한 선거 캠페인이 강조될 경우 정책 선거보다는 이미지 선거가 판칠 가능성이 높다”며 “짧은 기간 내에 정치 신인이 SNS상 다수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기 어려워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 풀뿌리 민주주의 밑거름 될 수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SNS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남대니 한국선거연구소장은 “SNS가 정치적으로 무관심했던 젊은층의 정치 참여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많이 이뤄졌다”며 “오바마 미 대통령도 두 차례의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SNS를 활용한 획기적인 선거전략으로 당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남 소장은 “올해 처음 치러진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도 SNS를 비롯해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전략이 큰 효과를 봤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선 다음카카오 대외협력이사는 “처음 트위터가 등장했을 당시 ‘투표 인증샷 놀이’가 유행하면서 투표율도 함께 올라가는 것을 목격했다”며 “트렌드를 민감하게 따라가고 잘 파악해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이사는 “선거에 SNS를 활용하려면 3자가 계정을 관리하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평소부터 진정성을 갖고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SNS 선거 운동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SNS를 이용하는 유권자의 속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한 교수는 “많은 사람이 선거에서 SNS의 효용가치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에 비해 각론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며 “SNS 사용자의 관심 이슈와 정치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SNS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을 다지는 매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여야가 유불리를 떠나 SNS에서 네거티브 전략보다는 제대로 된 정책과 정보를 전달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 총선 겨냥한 SNS 선거운동 고심하는 여야

여야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SNS를 활용한 선거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011년 재·보선 당시 투표율 상승에 기여한 SNS 선거 운동의 위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이미 대국민 홍보와 당원 간 소통을 목적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온통소통(ON통SO통)’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정미경 홍보기획본부장은 이날 “20대 총선에서는 중앙 단위의 대형 이슈보다는 지역 단위의 생활밀착형 이슈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풀뿌리 민주주의는 스마트폰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새정치연합 윤호중 디지털소통본부장은 “새로운 미디어를 통한 국민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부서를 개편해 당의 체질 자체를 네트워크형 정당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2030세대 지지층을 다지기 위해 팟캐스트를 제작해 방송할 계획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