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 등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핀테크(정보 기술과 금융의 융합)가 활성화될 수 있다.”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대표)

“소비자의 개인 정보를 다이아몬드 반지로 생각해 달라.” (나종연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금융정보 활용을 두고 각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핀테크 업계에선 개인정보 활용 등 빅데이터를 통해 핀테크 산업을 발전시키자고 주장한 반면, 소비자 단체에선 “개인정보가 우선”이라며 맞서고 있다.

한국금융소비자학회와 한국금융정보학회, 한국금융연구원 등은 28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핀테크 시대의 금융 정보 활용과 금융 소비자 보호’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대표는 핀테크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과감하게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촘촘한 규제가 한국에서 P2P 대출(개인 간 대출)이나 빅데이터 등 핀테크 산업이 발전하는 걸 막고 있다”며 “투자자가 같은 회사에 1년 동안 500만 원 넘게 투자할 수 없다고 못 박은 크라우드 펀딩법도 핀테크 신생 기업들을 방해하고 있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선진국보다 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 역시 핀테크 활성화를 가로막는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는 개인정보를 고의로 또는 경제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빼돌린 경우에만 처벌한다”며 “우리는 신종 해킹 수법에 당해도 최고 경영자가 책임을 지는 등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규제가 강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문상일 인천대 교수도 “개인정보보호도 중요하지만, 세계 추세에 뒤떨어지는 건 문제”라며 “세계 각국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부가 가치 창출을 향후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 완화가 능사? “빅데이터, 소비자 차별로 악용될 우려 있어”

반면 규제 폐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핀테크 산업의 발전보다도 소비자들의 개인정보가 더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빈기범 명지대 교수는 최근 정부가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해 ‘은산(은행-산업자본) 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섣부른 정부의 인터넷 전문 은행 설립 추진이 오히려 핀테크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은행 설립 과정에서 논의되는 금산분리, 금융 실명제 완화 등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판단해 조정할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인터넷은행, 모바일은행, 인터넷펀드 등의 분야는 지급 결제 분야가 성공한 이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나종연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핀테크 산업 발전이 목표가 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나 교수는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가 핀테크의 핵심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를 이용한 마케팅 오남용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준다고 말하지만, 소위 돈이 안 되는 소비자를 차별하기 위한 마케팅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임은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개인정보는 최소 수집의 원칙이 중요하다”며 “과거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도 겪었지만, 정보 유출이 되면 아무도 책임을 안 지려 하고 소비자 피해만 남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핀테크 업체들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대출업 등도 하는데 누가 어떻게 개인정보들을 관리할지가 관건”이라며 “기업들이 정보 보호를 책임지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