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몰리나 美스탠퍼드大 교수, 빅데이터 국제회의 ‘ICDE’ 참석차 訪韓]

- 인터넷으로 행동패턴 찾아내
“기업 등 조직 의사 결정에 분석결과 바로 반영 가능… 의료 분야에도 활용될 듯”

– 구글 공동창업자의 지도교수
“래리·세르게이가 만들었던 레고블록 껍데기 컴퓨터, 지금도 대학에 전시돼 있죠”

“빅데이터 분야에서 새로운 것은 ‘빅(big·대규모)’ 부분이 아닙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를 기업을 비롯한 여러 조직의 의사 결정에 바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죠.”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뽑아내는 빅데이터 기술은 최근 산업계 전반에서 주목하는 화두다. 1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에서 만난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헥터 가르시아-몰리나(Garcia-Molina) 교수는 “빅데이터는 연필과도 같다”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어디에나 쓰일 수 있다는 뜻이다.

가르시아-몰리나 교수는 미 대통령 정보기술 자문위원회(PITAC) 위원을 지낸 컴퓨터공학의 권위자다.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대학원 시절에 프로젝트 지도교수이기도 했다. 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빅데이터 국제학술회의 ‘ICDE’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 결정에 참고하는 건 인간이 옛날부터 해왔던 일”이라며 “최근 떠오르는 빅데이터의 핵심은 이제 실시간으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게 됐다(realtime feedback)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면 그만큼 상세하고 정확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규모 자체가 핵심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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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공학 권위자인 헥터 가르시아-몰리나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13일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 덕분에 데이터 분석 결과를 조직의 의사 결정에 바로 반영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몰리나 교수는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이기도 하다.<br />

컴퓨터공학 권위자인 헥터 가르시아-몰리나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13일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 덕분에 데이터 분석 결과를 조직의 의사 결정에 바로 반영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몰리나 교수는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이기도 하다. /이진한 기자

그는 14일에는 ‘데이터 크라우드소싱(data crowdsourcing)’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수많은 군중(crowd)의 활동으로부터 데이터를 얻어 분석하는 방법이다. 그는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과제들을 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빅데이터가 연구·의료 분야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예전의 사회과학 연구가 학생 10여명을 모아놓고 설문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인터넷으로 수만명의 행동을 관찰하며 일정한 패턴을 찾아냅니다. 빅데이터가 의사들의 판단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의료 분야에서도 변화가 올 수 있습니다.”

인터넷 보급 초창기였던 1994년, 미국 정부는 쉽고 정확한 정보 검색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6개 연구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이 중 스탠퍼드대가 진행한 프로젝트의 연구 책임자가 가르시아-몰리나 교수였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1998년 구글을 창업했다.

그는 현재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래리 페이지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페이지는 검색엔진에서 웹페이지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프로그램(크롤러)을 만들었다. 첫 번째 프로토타입(시제품)은 스탠퍼드대 내부 웹페이지가 분석 대상이었다. 이후 대상을 늘리려다 보니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해졌다. “래리가 연구책임자였던 내 연구실에 찾아와 두 번째 프로토타입을 만들겠다고 하더군요. 분석 대상에 다른 대학들도 포함할 것인지, 어느 정도 범위까지 확장할 생각인지 묻자 래리는 ‘모든 것(everything)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 이야기를 듣고 연구비를 주자 래리가 직접 학교 근처의 전자매장 프라이스(Fry’s)에서 부품을 사다가 컴퓨터를 만들었다”며 “껍데기를 레고 블록으로 만든 그 컴퓨터가 지금도 스탠퍼드대에 전시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