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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바보 같은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어야”

초(超)연결 사회 도래 지상 간담회

정리=이수기 기자·송영오 인턴기자 retalia@joongang.co.kr | 제403호 | 20141130 입력
‘초(超)연결 사회’의 도래가 임박했다. ‘초연결 사회’란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네트워크로 사람과 사람 간, 사람과 기기 간, 기기와 기기 간 정보의 흐름이 연결된 사회를 말한다.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나 만물인터넷(IoE·internet of everything) 등을 기반으로 구현된다. 우리 정부도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다음달 5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 주도로 열리는 ‘초연결 창조 한국’ 비전 선포식도 그런 노력의 일부다. 선포식에 앞서 중앙SUNDAY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초연결 사회 도래와 대응방안 모색’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과 송희준(이화여대 교수) 정부3.0추진위원장,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 김상헌 네이버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이 참석했다. 사회는 홍병기 중앙SUNDAY 기획 에디터가 맡았다.
‘초연결 사회 도래와 대응방안 모색’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사진 왼쪽부터)홍병기 중앙SUNDAY 기획에디터,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 송희준 정부3.0추진위원장,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김상헌 네이버 대표,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 김춘식 기자

‘초연결 사회 도래와 대응방안 모색’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사진 왼쪽부터)홍병기 중앙SUNDAY 기획에디터,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 송희준 정부3.0추진위원장,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김상헌 네이버 대표,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 김춘식 기자

-초연결 사회가 머지않았다는 느낌이다.
▶송희준=초연결 사회엔 복지·의료·재난·안전·경제 등의 정책 이슈에 대해 정부의 서비스가 막힘 없이 전달돼야 한다. 정부도 국민이 필요로 할 때 좀 더 다가가서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차상균=초연결사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센서가 상호 연결되는 사회다. 지금까진 남들을 따라가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실패를 더 많이 허용하는 분위기에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임정욱=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정보를 소통하고 정부 고위 관계자나 기업의 고위 임원과도 어려움 없이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이다. 유교적인 톱-다운(top-down)보단 수평적인 조직과 정서가 필요하다.
▶김상헌=모든 것이 연결되는 새로운 세계다. 하지만 연결에서 소외되었을 땐 과거와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멀어질 수도 있다. 인간중심의 사고를 계속해야 한다. 세계가 하나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역으로 말하면 무한 경쟁 시대가 된 거다.-초연결 사회를 맞이하는 우리 사회의 준비 상태는 어떤가.
▶윤종록=우리나라는 UN이 평가하는 전자정부 개발지수에서 4년 연속으로 1등을 차지했다. 온라인 참여율도 세계 수위권이다. ‘자원이 없는 나라가 어떻게 생존할까’의 관점에서 준비해온 덕이다. 한반도에 태어난 우리는 적어도 2개의 지구에서 살고 있다. 물리적인 지구와 디지털 지구 두 가지다. 창조경제라는 패러다임에서 본다면 우리의 디지털 지구는 비옥한 토양이다. 이제 좋은 씨앗을 구할 때다. 다양한 생각이 결합되면 씨앗도 나올 것이다.
▶김=한국은 정보통신 인프라가 가진 강점을 20년간 누려왔다. 온라인 게임이나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가 자생하게 된 것도 인터넷 보급률로 대변되는 인프라 덕이다. 하지만 앞으로 정보기술(IT) 경쟁력을 주도하는 것이 계속 인프라일까. 많은 산업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차=그간 하드웨어나 인프라 부문에서 성공 사례가 많다 보니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측의 인재를 놓치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분야의 인재를 키우느냐가 중요하다.
▶임=세계 제일의 혁신 대국인 미국을 보자. 인터넷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느리다. 그래도 인터넷 뱅킹이나 다양한 온라인 쇼핑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리는 인터넷은 빠르지만 액티브X로 대변되는 각종 규제 때문에 너무 힘들다. 규제만 좀 풀어도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호령하는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을까.-기술적으론 어떤 기반이 가장 필요한가.
▶송=기존의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이룰 수 있는 게 많다. 구글이나 아마존 모두 융·복합을 통해 새 분야로 나가지 않나. 자동차를 현대차만 만들라는 법이 있나.
▶김=네이버는 사실 구글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회사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에서 어떻게 자료를 수집해 이를 분석·활용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통신사를 비롯한 다른 영역 기업과의 협업도 환영이다. 완전히 새로운 검색 서비스 개발도 고민 중이다.
▶윤=우리 스스로 얼마나 가치 있는 것들을 헐뜯어왔는지 반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은 철광석이 많지 않은 나라다. 배로 한 달간 가져와야 한다. 하지만 바보 소리를 들어가며 세계 제일의 제철 기업을 키워냈다. 지금 또 한 번 더 바보 같은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정책 방향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송=지금 혁신 역량을 극대화하려면 개방이 첫째다. 정치·경제·사회 모두. 동시에 규제도 더 풀어야 한다.
▶임=튀지 않는 걸 미덕으로 아는 우리 사회에선 스티브 잡스가 나오긴 힘들다. 이스라엘과 실리콘밸리는 굉장히 수평적이고 평등한 토론이 이뤄진다. 중국 회사들이 무섭게 크고 있는 것도 문화혁명 이후 평등한 문화가 대거 도입된 영향이 있다.
▶윤=이스라엘 젊은이들은 총과 총알이 주어졌을 때 방아쇠를 당기는 힘이 있다. 우리 젊은이들은 주저주저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 보낸다. 어떻게 해야 우리 젊은이들이 주저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길 수 있도록 할지 고민 중이다.

-초연결 사회에서의 생존을 위해서도 규제 개혁은 필요한 것 같다.
▶김=글로벌 시대에는 글로벌 규범으로 가야 한다. 규제는 해당 산업을 살리는 것이어야지 산업을 죽여선 안 된다. 초연결 사회에서는 융합이 핵심이다. 어제 회사에서 전략회의를 했는데 ‘빨리 네이버를 버리고 다른 것으로 가자’는 얘기도 나오더라. 미국은 잘될 것 같으면 기업과 인재가 계속 합쳐진다. 하지만 한국은 그 반대다.
▶임=사물인터넷 시대의 가장 큰 숙제인 보안 문제를 보자. 우리는 100% 보안 관련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한다. 작은 회사 입장에서는 숨쉴 구멍이 없는 상황이 된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초연결 사회의 도래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차=현재 빅데이터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 보호나 프라이버시 문제들이 새로운 실험을 못하게 만들 때도 많다. 임시로라도 법적인 지위를 가진 위원회가 상황에 맞춰 다양한 실험을 허용하는 그런 방안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새로운 걸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숨통을 틔워주면서도 부작용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김=우리 인프라는 최고지만 일을 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스마트폰·클라우드 서비스로 언제 어디서든 일하고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구하는 게 초연결 사회다. 인재들을 더 효율성 있게 쓰고 남는 시간은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잉여, 여유의 시간이 있어야 또 다른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윤=초연결 사회의 도래는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트렌드다. 수직적인 문화 안에서도 이만큼 성공한 우리다. 이제 시장은 물론이고 아이디어와 일하는 방식, 그리고 상상력까지 모두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