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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수 <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

최근 스마트폰, 스마트TV 같은 전자기기는 물론이고 금융, 의료, 보안 등 산업전반에 걸쳐 정보기술(IT)이 확산됨에 따라 기업에서도 IT 경쟁력이 성공의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IT에 대한 사회적인 중요도와 관심에 비하면 시장에서의 소프트웨어(SW) 인력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한 해 배출되는 SW 전공인력이 제한적이다 보니 우수한 SW 인력을 확보하려는 기업의 노력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이 최근 채용제도를 바꾼 것도 이런 환경을 감안한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 공채부터 SW분야의 경우 기존의 입사시험(삼성직무적성검사) 대신 SW 실기 테스트를 통해 우수 프로그래머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한다.

글로벌 IT기업에서는 직무능력 위주 채용방식이 일반화돼 있다. 구글과 애플은 신입사원 채용 때 전공 중심으로 지원서를 검토하고 면접단계 전에 전화인터뷰 등을 통해 지원자의 기술역량을 검증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화인터뷰 대신 ‘온 캠퍼스(on-campus)’ 면접을 통해 현직 엔지니어가 지원자의 SW 코딩실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기업들이 실기 테스트를 하는 것은 ‘준비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IT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학교 입장에서도 반길 만한 변화다. 학생들이 스펙 쌓기 대신 전공 공부에 매진할 수 있어서다.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면 기술 역량만큼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다. 조리 있게 말을 하고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필수적인 의사소통, 리더십 역량도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실기 테스트나 면접 과정에서 몇 명이 팀을 짜서 과제를 수행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들이 SW 실기 테스트를 강화한다고 하니 앞으로 이 분야 지원자들의 실력은 더 좋아질 것이다. 이제 이런 인재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기업의 몫이다. IT업계가 이전보다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른 것은 맞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SW 솔루션을 개발한 국내 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가야 할 길이 멀다. 기업들은 우수한 SW 인재 확보 못지 않게 이런 인재들에게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다.